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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수원시 평생학습관, '시민 행복 허브'로 도약한다!

지관서가·누구나홀·모두의숲 등 공간 변화 및 프로그램·네트워크 강화

 

(중앙뉴스타임스 = 방재영 기자) 수원에 고요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아늑한 분위기의 인문공간이 새로 생겼다. 인문학의 향기를 가득 머금은 ‘수원 지관서가’다. 팔달구 우만동에 위치한 수원시 평생학습관 1층에 ‘행복’을 담은 책들을 품고 시민들을 기다리고 있다. 배움과 성장에 관심을 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평생학습도시 수원이 준비한 선물 같은 공간과 시간으로 초대한다.

 

◇멈춰야 비로소 보이는 ‘행복’, 수원 지관서가

 

수원 지관서가는 인문과 문화로 행복을 성찰하는 북카페 형식의 복합 인문 문화 공간이다. 일상의 분주함과 끊임없는 생각을 멈추고 고요한 마음과 지혜의 눈으로 세상과 나를 바라본다는 의미를 담은 ‘지관(止觀)’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수원 지관서가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아늑한 느낌의 공간이 열린다. 오래된 콘크리트 기둥과 검은색 벽면을 비추는 따뜻한 색감의 조명이 간결하면서도 따스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커다란 통창을 따라 1층에는 소파가, 2층에는 바 테이블과 의자, 라운지체어가 배치돼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때로는 여럿이 함께, 때로는 홀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밖으론 계절의 변화를 보여주는 정원이 펼쳐져 자연을 즐기기 좋다. 좌석마다 편리하게 전자기기를 이용할 수 있는 콘센트도 갖췄다.

 

원래 2개 층이던 공간을 세로로 길게 터서 시원한 층고를 자랑하는 메인 공간은 대형 바 테이블과 서가가 마련됐다. 서가는 ‘행복’을 주제로 한 큐레이션이 돋보인다. 방문한 누구든 마음을 사로잡는 제목의 책을 한 권을 발견할 수 있도록 다채롭게 구성됐다. ‘성장’ 섹션에서 ‘노인과 바다’를 발견하고, ‘건강’ 코너에선 ‘움직임의 힘’이라는 책을 읽으며 건강을 되돌아보고, ‘감사’를 키워드로 한 서가에선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 ‘이렇게 작지만 확실한 행복’의 한 페이지를 읽으며 나의 하루를 떠올릴 수 있다. ‘서울대 행복연구센터 추천 도서’, ‘지혜의 나무’, ‘마음챙김’, ‘관계’, ‘자립’, ‘어린이어른이’ 등 큐레이션 코너를 둘러보는 것만으로 행복 감성이 충전된다.

 

한쪽 벽면에는 AI를 탑재한 키오스크가 있다. 간단한 질문에 답하면 지금 도움이 될 ‘인생 책’을 추천해 준다. 비슷한 연령대와 삶의 궤적을 가진 다른 사람의 인생 책은 무엇인지도 알려주는 기기다. 추천받은 책의 정보를 문자로도 전달하는 유능한 독서 도우미다.

 

외부에서도 지관의 행복을 만끽할 수 있다. 건물 내부였던 일부 면적을 야외공간으로 변형해 안쪽으로 선큰(sunken) 구조를 갖게 돼 개방적이면서도 이색적인 휴식 공간이 만들어졌다. 외부 테라스에서 선큰과 정원을 관조하는 것도 가능하다.

 

책을 읽거나 사유하는 동안 친구가 되어줄 카페 메뉴도 다양하게 준비됐다. 커피류부터 전통차와 허브차, 갈증을 해소해 줄 시원한 에이드와 스무디, 간단한 베이커리 종류까지 준비해 여느 카페 부럽지 않다. 카페는 사회적기업 (유)초록쉼표가 운영한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일요일과 공휴일은 휴무다.

 

◇지관서가, 누구나홀, 모두의숲…평생학습관 공간의 변화

 

수원 지관서가는 수원시와 SK케미칼이 협업해 만들었다. 수원시가 수원시 평생학습관 공간 일부를 제공하고, SK케미칼이 12억원 상당의 리모델링 비용을 전액 부담했다. 평생학습관 1관의 절반 가량인 1~2층 752㎡를 리모델링해 층고를 확장하고, 세련되면서 아늑한 내부 공사를 진행했다. 설계부터 준공까지 1년이 걸려 개방된 수원 지관서가는 지난 24일 개관식을 열고 공식적인 출발을 알렸다.

 

개관식은 내빈들이 참여한 1부 행사와 시민이 참여한 2부 인문프로그램으로 나눠 진행됐다. 특히 2부는 시민 누구나 자유롭게 수원 지관서가를 이용하는 것은 물론 다채로운 인문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열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푸른 정원 경관을 배경으로 한 클래식기타와 첼로 연주자의 축하 연주가 눈과 귀를 호강시키고, 성해영 서울대학교 교수의 인문 특강 ‘일상이 명상이 되는 행복’이 배움의 즐거움을 선물했다. 수원시는 시민이 향유할 수 있는 인문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수원시는 수원 지관서가 외에도 평생학습관 1관의 대부분을 시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 개방하는 ‘공간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시민 공유공간으로 활용할 ‘누구나 홀’이 생겼고, 평생학습관 내 ‘모두의 숲’도 상반기에 개선 공사를 진행해 보다 나은 조경 공간을 선보일 예정이다.

 

누구나 홀은 지관서가 옆 서쪽 강의실 약 450㎡ 규모(100석)를 확장해 만들어진 공유 공간이다. 규모가 다른 2개 홀에 낮은 단상을 설치하고, 빔프로젝터와 음향장비, 테이블, 의자 등을 구비했다. 강연이나 소모임 등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빌려 쓸 수 있다. 공간이 필요했던 시민들이 활용하기 좋다.

 

평생학습관 앞 정원 ‘모두의 숲’도 변화를 준비 중이다. 기존 정원에 빽빽하게 심긴 나무 일부를 이식해 경관을 개선하고, 조망권을 확보할 예정이다. 또 외부에서 독서와 휴식을 즐길 수 있도록 휴게시설도 설치한다. 산책로를 재배치해 불필요한 동선을 줄이면서 녹지 공간도 추가한다는 구상인데, 건물 바로 앞 오솔길 산책로는 원래대로 살려 역사성을 이을 계획이다.

 

◇학생→평생학습자→시민으로 이용자 확장

 

수원시 평생학습관은 독특한 역사와 스토리를 품은 공간이다. 원래 학교였던 공간을 리모델링한 곳이기 때문이다. 도심 속에서 학생들이 꿈을 짓던 학교가 평생학습자들의 구심점으로 변화했다가 이제는 수원시민 모두의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학습관 건물의 역사는 1980년 봄 연무중학교에서 출발한다. 한때 36학급 규모를 자랑했으나 구도심 공동화로 학생수가 급감해 2008년 2월 26회 졸업생을 끝으로 문을 닫았다. 이후 연무중이라는 이름과 역사는 광교신도시로 옮겨졌다.

 

수원시는 학생들이 떠나간 뒤 골칫거리가 되어버린 도심 속 폐교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었다. 건물과 부지를 매입하고 리모델링을 거쳐 평생학습 공간으로 활용한 것. 2011년 10월부터 본관(2관) 3개 층은 다양한 평생학습관으로, 별관(1관) 2개 층은 외국어마을로 운영했다. 지자체가 폐교를 매입해 활용하는 전국 최초의 사례였다.

 

이후 9년여간 해당 건물들은 수원시민의 평생학습 공간으로 활용됐고, 수원시는 2020년부터 이 두 곳을 통합해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평생교육 분야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보다 많은 학습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조치였다.

 

지난해부터는 수원시 평생학습관 운영 방식을 수원시 직영으로 전환했다. 개관 이후 12년여간 민간 기관에 위탁 운영하던 방식을 바꾼 큰 변화다. 더 많은 시민들을 위한 평생학습 시스템과 공간을 열어가기 위한 의지가 담겼다.

 

◇평생학습도시로 이끄는 ‘조타수’, 수원시 평생학습관

 

수원시는 평생학습관을 직접 운영을 시작하며 평생학습관이 평생학습도시의 중심축이자 허브 역할을 수행하도록 밑그림을 그렸다. 평생학습 프로그램을 다각화하고, 지역 내 평생학습 기관과 인적 자원의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더 많은 공간을 시민에게 개방하는 것이 그 지향점이다.

 

먼저 수원시 평생학습관은 올해 평생학습 프로그램 영역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인문학과 예체능 위주의 기존 범위를 탈피해 다양한 영역에서 프로그램을 만들면 더 많은 시민들이 평생학습에 참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관서가에서의 전문화된 인문강연과 독서모임 등을 프로그램으로 인문학 중심의 수요를 충족시키고, 디지털지식정보나 첨단미래기술 등 새로운 강좌도 확대한다.

 

평생학습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150개가 넘는 지역 내 평생학습 기관들이 유기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시민의 평생학습 욕구를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동력으로 삼는다는 복안이다. 수원의 평생학습 유관기관 프로그램 정보를 통합한 안내 책자 ‘2025 아름다운 학습동행’ 제작은 이를 뒷받침한다. 올해는 2870개 프로그램 정보가 담긴 책자가 각 기관에 배포돼 정보를 공유하고, 시민들은 전자책으로 쉽게 정보를 찾아볼 수 있다.

 

인적 네트워크 확대도 주요 관심사다. 평생학습관의 프로그램으로 시민 누구나 강사가 되는 기회를 만들고, 배출된 시민 강사가 평생학습관에서 강사로 활동하는 성장의 선순환이 이뤄지고 있다. 학습동아리를 지원해 평생학습을 독려하는 것 역시 인적 자원 확대 방안 중 하나다.

 

특히 올해는 평생학습이 수원지역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가는 시범사업도 시작했다. 10개 동 주민자치센터를 ‘동 평생학습센터’로 지정해 주민자치와 평생교육이 협응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디지털 문해교육이나 중장년 프로그램 등 지역 맞춤형 특화 프로그램들을 운영하는 과정에 주민의 의견과 의지를 담아내는 첫 시도로 의미가 크다.

 

평생학습 국제교류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지난 2017년 유네스코 평생학습도시상을 받은 저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평생학습 기관 및 단체와의 네트워크를 강화해 대외적 위상도 지속적으로 높여간다는 구상이다. 지난 3월 태국, 4월 멕시코 등에 수원시 평생학습의 우수성을 전파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수원 지관서가는 시민의 바쁜 일상에 온기를 더하는 쉼터가 될 것”이라며 “수원시 평생학습관 프로그램과 시너지 효과를 내며 전 세대가 함께하는 지역 문화 명소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